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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권리] 해고예고수당, 나도 받을 수 있을까?

김밥참치 2022. 6. 19. 13:45

     0. 들어가며 - 짤리더라도 챙길 돈은 챙기자

 

Vigilantibus et non dormientibus jura subveniunt.

 

로마시대에 기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명한 법언(法諺, Legal maxim)이다. 영어로는 "Law will help only those who are vigilant"으로 적는 듯 보이고, 우리말로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또는 "권리행사의 태만" 정도로 표현되는 것 같다.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무슨 권리가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 만약 해고를 당하였다면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방에게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꺼리기도 하는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마치 '민폐행동'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모습을 "유난스럽다"고 포장하여서 무력화시키려는 '가진자의 횡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내 권리는 내가 행사해야 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절대로 민폐이거나 유난스러운게 아니고,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자기 권리를 찾아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까...

 

 

     1. 해고예고수당 - 법에서 보장하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으면 최소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1)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2) 천재지변, 사변 등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3)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각주: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고를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았어도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0. 6. 4., 2019. 1. 15.> 

       1.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2. 천재ㆍ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3.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2. "해고가 무효"이거나, "정확한 해고일자를 알리지 않은 경우"에도 해고예고수당 지급해야

 

대법원은 해고예고수당제도는 근로자가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라고 보았고,[각주:2]

 

(1) 나중에 가서 해고가 무효로 판정되어서 복직하게 되었더라도 해고예고수당은 지급하여야 한다고 보았다.[각주:3]

 

(2) 또한, 대법원은 해고를 하면서 해고일자를 특정하거나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예고하지 않았다면 해고예고를 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보았다.[각주:4]

 

 

     3. 참고 - 사용자가 "새로운 직장을 찾으라" 하자 근로자가 그만두었다고 하더라도 해고에 해당

 

해고예고수당은 30일 전에 예고 없이 해고당한 경우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30일 전에 예고가 있었던 경우"나 "근로자가 자진하여 퇴사한 경우"에는 받을 수 없다.

 

그런데 표면적으로는 근로자가 자진하여 그만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사직 의사가 없는 근로자를 어쩔 수 없이 사직하게 하였다면 해고에 해당할 수도 있으므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대법원은, 甲이 운영하는 식당에 乙 등 4인이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甲이 乙 등에게 앞으로 종업원 3명으로 가게를 운영할 계획이므로 새로운 직장을 찾으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다음 날 위 사안에 관하여 회의를 하면서 5일 후에는 가게에 남아서 일을 하더라도 월급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회의가 끝난 후 乙 등이 식당을 그만두었으며, 같은 날 甲은 乙 등 모두에 대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상실신고를 마치고 그 무렵 구직사이트에 직원 3명을 구하는 채용공고를 올린 사안에서, 비록 형식적으로는 乙 등이 자진하여 식당을 그만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甲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사직 의사가 없는 乙 등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하게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가 있다.[각주:5]

 


 

 

 

 

 

  1.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1] 1.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 2.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 3. 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 / 4.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 5.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 6.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 / 7. 인사・경리・회계담당 직원이 근로자의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 등을 작성하여 사업에 손해를 끼친 경우 / 8.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 9.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본문으로]
  2.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등 [본문으로]
  3.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위 규정상 해고가 유효한 경우에만 해고예고 의무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성립한다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 ②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규정하는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으로, 해고의 효력 자체와는 관계가 없는 제도이다. 해고가 무효인 경우에도 해고가 유효한 경우에 비해 해고예고제도를 통해 근로자에게 위와 같은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보장할 필요성이 작다고 할 수 없다. ③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해고예고를 하지 않고 해고예고수당도 지급하지 않은 경우, 그 후 해고가 무효로 판정되어 근로자가 복직을 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해고예고제도를 통하여 해고 과정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입법 목적이 충분히 달성된다고 보기 어렵다. 해고예고 여부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여부가 해고의 사법상(私法上)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고예고제도 자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본문으로]
  4.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해고예고는 일정 시점을 특정하여 하거나 언제 해고되는지를 근로자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2] 사용자인 피고인이 근로자 甲에게 “후임으로 발령받은 乙이 근무하여야 하니 업무 인수인계를 해 달라.”, “당분간 근무를 계속하며 乙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 주라.”고만 말하고 甲을 해고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말만으로는 甲의 해고일자를 특정하거나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예고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적법하게 해고예고를 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적법한 해고예고로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본문으로]
  5.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