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법률/운전자보험

[단독](판결) 2차 사고를 피하려다 사망했어도 운전자보험금 지급해야

김밥참치 2022. 11. 24. 19:43

<배경 법률지식> 운전자보험에서 보장하는 '교통사고'의 범위

운전자보험에서 보장하는 '교통사고'의 범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교통사고 종류 정의
자동차 탑승중 교통사고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자동차사고
탑승중 교통사고 운행중인 자동차에 운전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로 탑승중이거나 운행중인 기타 교 통수단에 탑승(운전을 포함)하고 있을 때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비탑승중 교통사고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에 탑승하지 않은 때,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적재물을 포함)과의 충돌, 접촉 또는 이들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의 충돌, 접촉, 화재 또는 폭발 등의 교통사고

* 삼성화재 운전자보험 약관 참조함

**운전자보험은 표준약관이 없기 때문에 보험회사별로 '교통사고'의 정의도 다를 수 있습니다.

 

- 보험 전문 변호사 IMBYUN이 [단독] 소개하는 보험 판결 -

<사안 소개> 고속도로에서 1차 사고 이후, 2차 사고를 피하려다가 다리 아래로 떨어져 피보험자가 사망한 사고

한화손해보험의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는 A트럭의 운전자였는데, 2020. 10. 21. 오후 11시경 창원~영덕간 고속도로(영덕방면, 편도 2차선)에서 2차로를 주행하던 중 뒤에서 오던 B트럭이 피보험자의 A트럭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1차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차 사고 발생 구역은 편도 2차선의 고속도로 '교량'이었고, 1차로에는 도로공사 순찰차량이, 1차로와 2차로를 걸친 곳 및 갓길에는 B트럭과 A트럭이 비상등을 킨 채 정차 중이었으며, 피보험자는 갓길에서 사고처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C트럭이 2차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시속 90km 속도로 정차 중이던 차량들에 충돌하는 사고("2차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보험자는 C트럭을 피하려다가 고속도로 교량의 난간 밖으로 떨어져 22m 아래로 추락하였고("2차 사고"), 다음 날 사망하였습니다.

보험회사는, 2차 사고는 피보험자가 C트럭을 피하려고 스스로 교량 밖으로 넘어가였다가 추락하여 사망에 이른 것이기 때문에, 운전자보험에서 말하는 '교통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고,

유가족은 교통상해사망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고속도로에서 2차 사고를 피하려고 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다면, 자동차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운전자보험에서 정하는 '교통사고'로 볼 수 있습니다.

경주지원 민사1부[각주:1]는 이 사안의 2차 사고는 운전자보험의 '비탑승중 교통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 또는 사망은 자동차 등 교통수단과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 교통수단의 운행이 직접적이거나 주요한 원인이 되어 발생한 비접촉사고의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교통사고에 관한 관련법령(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2조 제2호는 교통사고를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및 사회일반의 상식에 부합"한다는 점,

그리고 "망인 피보험자는 1차 사고 발생 후 갓길에서 사고처리를 하다가,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 한 채 사고지접으로 그대로 계속 진행해 오는 C트럭을 피하려고 하다가 사고 지점인 교량 밖으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는데, 위와 같은 사고 경위에 비추어 보면, 2차 사고는 망인 피보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직접적이고 주요한 원인이 된다"고 밝히면서 "C트럭 운전자가 망인 피보험자의 사망에 대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도 인용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보험약관상 '비탑승중 교통사고'의 정의("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에 탑승하지 않은 때,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적재물을 포함)과의 충돌, 접촉 또는 이들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의 충돌, 접촉, 화재 또는 폭발 등의 교통사고")를 고려할 때에도 반드시 '접촉사고'만을 교통사고로 보아야 할 필요는 없으므로 2차 사고도 약관상 '교통사고'에 포함된다고 밝혔고,

특히 망인 피보험자가 C트럭과의 사고를 피하려고 하다가 교량을 넘거가 추락한 것에 대하여 어떠한 부주의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만일 망인 피보험자에게 사고처리 과정이나 사고 회피 과정에 일부 부주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망인 피보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C트럭과의 사고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노트>

약관에서 정하는 '비탑승중 교통사고'는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에 탑승하지 않은 때,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적재물을 포함)과의 충돌, 접촉 또는 이들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의 충돌, 접촉, 화재 또는 폭발 등의 교통사고"입니다. 약관 문언을 그대로 해석해보면, 피보험자가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에 탑승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피보험자가 운행 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과 충돌, 접촉" 또는 "운행중인 자동차 및 기타 교통수단의 충돌, 접촉, 화재, 폭발 등의 교통사고"가 원인이 되어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고 사망하였다면, 운전자보험의 교통상해사망 사고에 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 사안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C트럭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 피보험자가 스스로 교량 난간을 넘어간 점 등을 근거로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지만,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직접 자동차와 충돌 또는 접촉한 경우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교통사고 자체를 원인으로 상해사망에 이르렀다면 보험금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으므로, 보험회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1. 재판장 김대규 판사 [본문으로]